
성금요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날로, 교회 전례력에서 가장 깊고 엄숙한 날입니다. 이날은 미사가 거행되지 않으며, 대신 ‘주님의 수난 기념 전례’가 거행됩니다. 이 전례의 중심은 바로 십자가 경배 예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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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금요일 전례의 구성
① 말씀 전례
이사야 예언서, 히브리서, 요한 복음서에 따른 수난기가 낭독됩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깊이 묵상하는 시간입니다.
② 보편 지향 기도
교황, 성직자, 세례 준비자, 신앙을 갖지 않은 이들,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보편 기도가 바쳐집니다. 전통적으로 10가지 기도가 포함됩니다.
③ 십자가 경배 예식
전례의 중심 부분입니다. 사제가 십자가를 세 차례에 걸쳐 드러내며 “보라, 십자가의 나무이니, 온 세상의 구원이 여기에서 달리셨도다”라고 선포하면, 신자들은 “오라, 경배하세”라고 응답하며 무릎을 꿇습니다.
이후 신자들은 차례로 나아가 십자가 앞에서 경배합니다. 전통적으로 입을 맞추거나 무릎을 꿇는 방식이었지만, 최근에는 손을 얹는 방식이나 공동 경배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④ 영성체 예식
성금요일에는 미사가 없기 때문에, 성목요일에 축성된 성체를 나누며 영성체를 합니다. 이어지는 침묵 안에서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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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십자가 경배의 의미
십자가는 단순한 고난의 상징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과 인류 구원의 표징입니다.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는 행위는, 예수님의 희생과 사랑을 기억하고, 그 길을 따르겠다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성금요일, 우리는 침묵 속에서 이 구원의 신비에 참여하며 주님의 자비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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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금요일 묵상 기도
> 십자가 앞에서 조용히 바칠 수 있는 기도입니다. 전례 중간이나 전례가 끝난 후, 혹은 하루의 묵상으로 활용하셔도 좋습니다.
[묵상 기도문]
주 예수 그리스도님,
당신께서는 죄 없으신 분이시면서도
저희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 위에서 고통받으셨나이다.
저희의 구원을 위해 기꺼이
모욕과 조롱을 당하시고,
피 흘리시며 목숨을 내어주셨습니다.
주님, 저희가 그 사랑을 기억하며
삶 속에서 당신의 길을 따를 수 있게 하소서.
고난을 피하지 않고,
사랑으로 인내하게 하소서.
오늘, 이 거룩한 십자가 앞에서
저희의 죄를 뉘우치며 용서를 청하오니,
주님의 자비로 저희를 새롭게 하시고
부활의 빛으로 인도하소서.
주님, 감사합니다.
저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주신 그 사랑,
그 은총을 결코 잊지 않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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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앞에 머무는 이 하루,
주님의 사랑을 깊이 묵상하며
우리 삶도 그 사랑에 응답할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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